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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양·롯데, '일본 캐릭터'로 판매 승부 '노재팬 끝' - 경기신문

오픈런 및 품귀현상을 빚은 포켓몬빵의 인기에 타 제과업계는 일본 캐릭터 상품을 출시해 매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SPC삼립 포켓몬빵은 지난 2월 재출시 이후 40여일 만에 약 1000만개를 판매하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포켓몬빵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 데에는 단순히 빵보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포켓몬스터 띠부띠부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포켓몬빵은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제품에 동봉된 159종의 포켓몬 스티커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낮게는 몇천원에서 수십만원까지 웃돈을 붙여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시중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대기를 하는 '포켓몬 런' 현상이 발생했고 인터넷쇼핑 방송에서 단 1분만에 준비 물량 전체가 매진되기도 한다.

SPC삼립이 최근 포켓몬빵 시즌2 신제품을 선보이자 기존 SPC삼립에서 출시했던 원피스빵, 케로로빵의 재출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포켓몬빵의 인기가 두 달 째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마트의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는 지난 14일 포켓몬스터 스낵 3종을 출시했다.

포켓몬스터 과자 역시 피카츄, 파이리 등 50종의 캐릭터 스티커가 동봉돼 있어 롯데 역시 포켓몬스터 인기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삼양식품은 포켓몬이 아닌 짱구 캐릭터를 과자에 접목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삼양은 짱구 과자에 '짱구는 못말려' 스티커 41종을 동봉하고 해당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를 담아냈다.

연일 품절 사태를 일으키는 포켓몬빵 등 해당 상품의 선풍적인 인기에 일각에서는 '선택적 노재팬'이라는 비판도 등장했다.

포켓몬스터, 짱구 등 일본 캐릭터 상품의 판매는 궁극적으로 일본 기업에 캐릭터 사용료가 지불되는 구조다.

포켓몬스터 관련 상품을 제작·판매하고 있는 SPC삼립과 롯데마트 토이저러스는 포켓몬 캐릭터 라이선스 사용을 위해 국내 저작권을 가진 포켓몬코리아와 계약을 맺었으며 삼양 역시 대원미디어와 짱구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라이선스 계약과 캐릭터 사용 용도, 경제적 가치에 따라 사용료는 달라지며 정해진 기준과 비율은 없다. 즉 계약을 체결하는 양측의 합의로 제품당 캐릭터 사용료가 정해진다.

SPC삼립의 경우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사용하며 포켓몬코리아에 제공하는 라이선스 사용료가 10% 미만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포켓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34억원으로, 121억원이었던 2020년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그 중 라이선스로얄티는 2020년 16억 7352만원에서 2021년 24억 2810만원으로 약 150% 늘었다.

다만 이는 포켓몬빵이 판매되기 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로얄티이며 올해 초 판매 제품 수익금의 로얄티는 아직 더해지지 않았다.

제품 한 개당 10% 미만이라면 금액이 다소 크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2개월도 안 된 사이 판매된 제품 1000만개에 대한 로열티를 계산하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삼양식품 짱구 과자는 기존 패키지에만 적용됐던 캐릭터가 지난해 말부터 스티커로 추가 동봉돼 라이선스 사용료가 이전보다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구조에 포켓몬빵, 짱구 과자 등 제품 판매가 증가할수록 일본 캐릭터 상품 판매가 불편하다는 시각도 늘어나고 있다.

이모(29세)씨는 "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 조치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2019년부터 시작했는데 일본 캐릭터가 들어있는 제품을 못 사서 안달 난 모습을 보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박모(33세)씨도 "빵 하나 사려고 새벽이고 아침이고 줄 서 있는걸 보면 한심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일본 현지 언론까지 국내 포켓몬빵 대란을 언급하며 "노재팬은 끝났다"고 평가해 불씨를 키웠다.

일본 경제 전문지 겐다이비즈니스는 "(한국의) 포켓몬빵 소동을 보면 노재팬은 이미 과거의 일"이라며 "일본 애니메이션의 뿌리 깊은 인기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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