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미국 3대 도시 시카고를 포함하는 일리노이주의 합법적 마리화나(대마초) 사업이 주정부의 비호를 받는 '시카고 카르텔'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화나 소비자·관련 사업자 연합조직 '트루 소셜 에퀴티 인 캐너비스'(True Social Equity in Cannabis)는 최근 "마리화나 산업의 사회적 형평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시카고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J.B.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57·민주)가 속한 부호가문 '프리츠커' 일가와 세계적 제과기업 '리글리' 창업주 일가, 유명 위스키 '짐 빔' 창업주의 유산상속자,'코블러 가족 재단' 등이 연계된 마리화나 사업체들이 "시카고 카르텔"을 형성하고 일리노이주의 합법적 마리화나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며 "클레이튼 독점금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에이커나', '그린썸', '베라노' 등 선별된 소수의 사업체가 재배에서부터 제조, 소매 판매까지 일리노이 마리화나 시장을 독점하고 담합을 통해 가격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에서 파운드(약 0.45kg)당 300달러(약 37만 원) 정도인 제품이 일리노이에서는 약 4천달러(약 490만 원)에 판매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주정부가 마리화나 사업 문턱을 낮추고 공급량이 적은 사업체에도 면허를 주어야 한다"며 그래야 소외된 이들이 사업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주정부 경제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프리츠커 주지사는 "나는 마리화나 사업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소장에 피고로 명시된 사업체들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면서 "부정확한 주장을 담은 소송이 업계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 하는 주가 늘면서 '사업권을 누가 갖느냐'에 대한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리노이주에서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사회적 형평성' 관련 소송이 줄을 이었다고 전했다.
일리노이주는 2014년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데 이어 2020년 1월 기호용(오락용) 마리화나까지 합법화한 법안을 발효하고 시행 첫 해 10억 달러(약 1조2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판매사업 면허 신청은 700건 이상 접수됐으며 당국은 이 가운데 21곳을 선정해 주 전역 75곳에 신규 판매소를 열도록 했다.
미국에서는 1996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9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의료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됐다. 기호용까지 합법화된 곳은 18개주와 워싱턴DC 등이다.
하지만 연방 차원에서 마리화나는 여전히 불법 마약이다.
민주당 주도의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이 지난 1일 연방하원에서 220-204 표결로 승인됐다.
하지만 민주당(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포함)과 공화당 의원수가 각각 50명으로 반분하고 있는 상원에서 공화당 측은 "향정신성 약물이 사회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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