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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캐스퍼 온라인 판매 실험의 교훈 - 매일경제


현대자동차의 첫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판매를 시작한 캐스퍼는 노사 상생형 일자리로 주목받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현대차에서 위탁받아 만든 1호 차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동시에 현대차 역사상 처음으로 100%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한 차종이다.

캐스퍼는 공식 판매 이전에 사전계약을 시작하자 열흘 만에 올해 생산 목표(1만2000대)를 훌쩍 뛰어넘는 약 2만4000대가 예약되기도 했다.

수입차는 이미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노조 눈치를 보느라 온라인 판매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캐스퍼는 GGM에서 생산하는 차량이어서 온라인 판매 도입이 수월했다. 캐스퍼에 앞서 지난 7월 출시한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는 일부 금액만 지불하는 사전예약에 한해 온라인 판매 방식을 진행했다. 기아 노조의 반발 때문이었다.

이른 시일 내에 현대차그룹의 다른 차종이 온라인으로 판매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캐스퍼만 온라인 판매를 진행할 뿐 다른 차종은 현재 온라인 판매 도입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는 현대차그룹 측 공식 입장에서 알 수 있듯, 노조 입김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도입하는 게 쉽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은 상품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사는 데 더욱 익숙해졌다. 이런 시대에 유독 현대차그룹 차량만 매장에서 사야 하는 상황은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에게 낯설 수밖에 없다. MZ세대의 수입차 구매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에서는 살 수 없는 현대차그룹 이미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구닥다리'가 될 수 있다.

고용 감소를 우려하는 노조의 불안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MZ세대를 겨냥해 출시한 캐스퍼가 흥행몰이에 성공한 배경은 단지 차량 경쟁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온라인 판매는 비용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높아진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판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일자리가 줄어들까 봐 온라인 판매를 막을 것이 아니라 매출을 늘려 일자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노조가 사고를 전환해 본다면 어떨까 싶다.

[산업부 = 서동철 기자 sdchao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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