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유럽 전기차시장 질주…스웨덴·독일 판매 1·2위 - 매일경제

최근 유럽연합(EU)이 공격적인 탈탄소 로드맵을 발표하며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바람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현대차·기아의 전기차가 유럽 주요 국가에서 판매 상위권에 오르며 선전하고 있다.

16일 유럽 주요국 발표와 전기차 통계 전문 사이트 EU-EVs의 7월 전기차 판매(등록) 현황 등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니로 EV를 앞세워 전기차 판매 1위 브랜드에 올랐다.

자동차 시장 규모가 연간 30만∼40만대 수준인 스웨덴은 올해 7월까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와 순수전기차의 누적 점유율이 39.7%에 달할 정도로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과 함께 유럽 내에서 선진적인 전동화 시장으로 꼽힌다.

기아는 7월 스웨덴에서 612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24.1%를 기록하며 폭스바겐(15.2%)과 아우디(7.1%) 등을 제쳤다. 기아는 1∼7월 누적으로는 총 3천122대를 판매, 폭스바겐(5천505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모델별 판매에서 니로 EV는 한 달간 587대가 팔려 폭스바겐 ID.3(206대)와 포드 머스탱 마하-E(177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 산하 영국 브랜드 MG의 ZS EV는 5위(168대)에 올랐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는 현대차가 7월 한 달간 총 2천372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독일 자국 브랜드인 폭스바겐(5천789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9.3%다.

독일의 1∼7월 전기차 누적 판매를 집계한 결과 현대차는 1만4천187대로, 폭스바겐(4만1천660대)과 테슬라(1만4천257대)에 이어 브랜드 순위 3위를 기록했다.

모델별로는 코나 일렉트릭이 7월 한 달간 1천267대가 팔려 폭스바겐의 업!(2천556대)과 ID.3(2천180대), 르노 조에(1천320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고 아이오닉 5는 831대(10위)가 팔려 톱10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내연기관차 중심이던 독일의 자동차 시장은 최근 빠르게 전동화 모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독일의 7월 플러그인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순수전기차) 점유율은 23.5%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내연기관 자동차의 점유율은 59.2%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럽 자동차 시장 2위인 프랑스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모델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7월 한 달간 596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4위(점유율 7.9%)를 차지했고 기아가 562대(7.5%)로 뒤를 이었다. 양사를 합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5.4%로 프랑스 자국 브랜드인 르노(20.9%)와 푸조(17.5%)에 이어 3위다.

모델별로는 기아 니로 EV가 472대 판매돼 르노 조에(1천148대), 푸조 E-208(898대), 피아트 500E(632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고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451대로 5위에 올랐다. 6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아이오닉 5는 129대 판매돼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반기부터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을 적용한 아이오닉 5 판매가 본격화되고 기아의 EV6 판매가 시작되면 양사의 전기차 판매에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 아이오닉 5 판매가 시작된 노르웨이의 경우 판매 첫 달인 5월 약 1주일 만에 63대의 아이오닉 5가 판매됐고 6월 222대(15위)에 이어 7월에는 432대가 팔리며 전기차 판매 4위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는 7월 노르웨이 전기차 시장에서 총 788대의 전기차를 판매, 포드(898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전용 전기차의 해외 시장 공급이 쉽지 않았으나 하반기부터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미 사전 예약을 통해 인기를 확인한 아이오닉 5와 EV6를 앞세워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