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절기 청명(4월 5일)과 북한 최대 명절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 등 대목을 맞아 밀주를 생산·판매한 평안남도 평원군의 한 주민이 비사회주의 그루빠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원군 양화리의 농장원 김모 씨는 청명과 태양절을 맞으며 청주, 맥주를 비롯한 술을 대대적으로 개인 생산해 읍내 식당 등에 넘기다가 밀주 제조와 판매를 단속하는 비사회주의 그루빠에 적발돼 지난 4일 체포됐다.
개별 밀주꾼들은 청명과 태양절 등 대목이 겹친 4월에 주류가 잘 팔릴 것을 미리 짐작하고 합법적이지 않은 형태로 술을 제조해 판매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중에서도 농장원 김 씨는 평원군에서 소문날 정도로 술을 대량 생산해 군 안에 있는 여러 주류 판매기관들에 넘겨주었는데, 지난 4일 직접 주류를 실어 매대들에 넘기다가 비사회주의 그루빠에 걸려들었다는 전언이다.
비사회주의 그루빠는 이후 김 씨의 집을 수색해 채 나르지 못한 청주, 맥주 등 술을 모두 찾아내 압수하고, 김 씨가 밀주 원료로 사들여 집안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옥수수 2t까지 전부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기관의 조사 결과 김 씨는 군대 나간 아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그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밀주 제조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다 그 아들이 끝내 결핵에 걸려 감정제대(의가사제대)됐고, 아들의 병 치료를 시작하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돼 밀주 생산량을 점점 늘려왔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주민은 근면 성실한 편이어서 낮에는 농장 일에 열심하고 밤에는 집에서 술을 뽑고 돼지를 먹이면서 가정을 경제적으로 안정시켜나갔으며 농장 작업반들에서도 이 주민의 경제력에 많이 의지해 온 것으로 평판도 좋은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밀주 제조는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곡물을 낭비한다는 비판에 따라 엄격히 금지되는 행위다.
실제 북한은 이를 반역 행위로 규정하면서 해마다 포고문까지 내려 밀주 제조 및 판매 행위를 단속하고 있는데, 특히 근래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주민들이 식량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죄질이 더욱 나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소식통은 “비사회주의 그루빠는 이 주민의 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낟알이 없어 굶어 죽는 어려운 시기에 낟알을 썩혀 밀주를 만드는 행위는 심각한 반역 행위’라며 비사회주의 원흉으로 단죄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 씨에게서 압수한 술을 국가 식료상점들에 넘겼고, 옥수수 2t 역시 국가양정사업소에 실어나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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