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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행들 ‘묻지마’ 사모펀드 판매 이유 있었다…수수료로 3400억 벌어 - 조선비즈

입력 2021.03.04 11:23

옵티머스 수탁 하나은행 수수료 1위
우리·신한 등 라임 연루 은행들도 수백억 챙겨

은행들이 2016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사모펀드 판매 수수료로 3400억원 가까운 돈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정부)는 지난 2015년 10월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는데 이렇게 규제를 완화한 이후인 2016년부터 은행들이 사모펀드 판매로 번 돈은 매년 100억원 이상 늘었다. 2016년 500억원대에 머물던 은행권 사모펀드 판매 수수료 수입은 옵티머스펀드와 라임펀드 사태가 드러나기 전인 지난 2019년에는 1000억원을 넘었다.

옵티머스 피해자, 금융피해자연대 등 참석자들이 지난달 1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NH투자증권의 영업 취소와 하나은행과 예탁원의 엄중 중징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4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6개 국내 은행(국책·외국계 포함)이 2016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4년 6개월간 사모펀드를 판매한 대가로 받은 수수료는 3363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는 일정액 이상의 최소투자금을 넣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 펀드다. 각각 1조5000억원, 5000억원의 환매중단 사태를 불러온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를 비롯해 독일헤리티지펀드, 디스커버리펀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등도 모두 사모펀드에 속한다. 금융위원회는 규제를 완화한다며 사모펀드 최소가입금액을 1억원으로 낮췄고 은행 등 판매회사의 판매행위도 자율에 맡긴 바 있다.

은행권 사모펀드 판매 수수료는 2016년 534억3000만원에서 2017년 763억6000만원으로 1년 동안 229억3000만원(42.9%) 증가했다. 2018년에는 964억8000만원으로 전년보다 201억2000만원(26.3%) 늘었고 2019년에는 1071억5000만원(106억7000만원 증가·11.0%)으로 1000억원을 넘었다.

그래픽 = 송윤혜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의 판매 수수료가 849억원으로 16개 은행 중 가장 많았다. 하나은행은 문제가 된 옵티머스펀드의 수탁은행(자금관리 업무)으로, 옵티머스 운용이 투자자들에게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고 속인 후 부실채권에 투자한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받고 금감원의 징계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은행도 696억원의 판매 수수료를 거뒀다. 우리은행은 3577억원 규모의 라임펀드를 팔았던 곳이다. 금감원은 당시 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어 신한은행(543억원), NH농협은행(538억원), KB국민은행(387억원) 순으로 판매 수수료 수입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 규제 완화를 틈타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무리한 판매를 강행한 것이 사모펀드 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정부가 최소투자금을 1억원으로 낮추며 규제를 완화했고 금감원에서도 사모펀드 판매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은행들이 부담없이 사모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조 대표는 "사모펀드는 가입금액이 커 수수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보통 1년 이상 만기를 가진 공모펀드보다 만기가 짧아 1년에도 수차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은행들이 사모펀드 판매에 집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사모펀드가 공모펀드보다 판매 수수료가 높고 정부에서 최소투자금까지 낮춰주면서 규제를 완화해주니 은행들이 공모펀드보다 훨씬 더 많이 팔기 시작했고 판매 수수료 수익도 급증했다"며 "은행들이 영리 위주로 영업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투자자 보호도 먼저 고려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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