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도 불완전판매? 피해자 녹취 공개에 판매사들 긴장 - 조선비즈

mscopcopcop.blogspot.com

입력 2020.06.29 13:00

일부 피해자 녹취록·내부문서 공개
증권사들, 대응책 논의 착수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피해자들이 펀드 가입 당시 불완전 판매가 있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 판매사인 증권사들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며 불완전 판매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들 중 일부가 지난 28일 NH투자증권(005940)의 불완전 판매 정황을 뒷받침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피해자 A씨는 지난해 11월 25일 NH투자증권의 PB(프라이빗뱅커) 직원 K씨에게서 걸려온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 투자 권유 전화의 녹취 내용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지난 23일 펀드 운용사인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입구. /연합뉴스

녹취록에 따르면 K씨는 NH투자증권 계좌를 갖고 있던 A씨에게 전화해 "건설회사가 갖고 있는 공공기관이 발주 확정매출채권을 (사모펀드로) 싸서 확정 금리를 드리는 것이 있어서 예약을 받고 있다"면서 "금액이 1억원 이상이고 선착순이라 금방 마감되는데, 혹시 가능하면 예약해드릴까 한다"고 말했다. A씨는 "투자를 잘 못해서 원금보장형으로 하고 있는데 원금이 보장되는가?"라고 물었고, K씨는 "그렇다. 네네"라고 답하며 "저희 회사에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거듭 "NH투자증권에서 하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K씨는 "저희 회사에서 기획한 펀드"라고 답했다.

A씨는 이틀후인 2019년 11월 27일 NH투자증권 지점을 방문해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23호’에 1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상품은 아직 만기일이 안돼 환매 중단은 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영업직원의 경우 ‘원금보장’ 같은 부정확한 표현을 사용했을 소지가 있어서 당사가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면서도 "유선(전화)을 통한 권유 시점과 달리 해당 고객께서 실제 내방해 가입할 때 해당 PB가 제대로 된 설명을 드렸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혹여 전화 통화에서 잘못된 표현을 썼더라도, 고객이 지점을 방문해 펀드를 가입할 때는 ‘원금보장’이란 표현을 쓰지 않고 제대로 된 설명을 했을 수 있으니 그 부분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NH투자증권은 또 "본 상품은 운용사에서 당사에 제안한 상품으로, (녹취록에 나오는) ‘당사가 상품을 기획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해당 직원에 확인 결과, 권유 당시 당사가 해당 상품을 많이 팔다보니 고객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정확하게 설명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판매사들이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대해 긴장하는 이유는 판매사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불완전판매는 금융상품 판매 때 투자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를 일컫는데, 이 경우는 손실액의 상당 부분을 판매사가 배상해야할 수도 있다. 그동안 NH투자증권은 "펀드의 판매사로서 져야 할 책임은 회피하지 않고 기꺼이 감당하겠다"면서도 "펀드 운용에 있어서 상식의 범위를 벗어난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당황스럽다"고 밝혀왔다. NH투자증권도 옵티머스운용에게 속은 피해자라는 입장을 유지해온 셈이다.

옵티머스운용의 펀드 잔고가 287억원 남아있는 한국투자증권도 "안타깝고 송구하다"는 입장이지만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한 옵티머스운용의 펀드인 ‘옵티머스 헤르메스 펀드’에 투자했던 피해자 B씨는 이 회사의 내부 직원용 문서를 입수해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내달 3일 사장 주재 소비자보호위원회가 열려 대응 범위와 절차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직원에 대한 불완전 판매 이슈나 구상권 언급은 어불성설"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Let's block ads! (Why?)